
체스가 여왕이 강한 게임인 이유
퀸은 체스에서 최강이다. 그러나 체스가 스페인으로 전파되기 전까지 킹처럼 한 칸만 다니는 별 볼 일 없는 기물이었고, 참모(고급 지휘관)라고 불리었다. 퀸이 지금처럼 강한 기물이 된 것은 15세기 즈음으로, 이는 아마도 당대 스페인의 군주이자 강한 권력을 가졌던 이사벨라 1세의 이미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.
이사벨라 1세는 카스티야-레온 왕국의 여왕이자 스페인 왕국의 공동 통치자였으며, 수많은 왕조를 멸망시키고 거대한 식민지와 무적함대를 보유하고 있었다. 또한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믿던 콜럼버스의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스페인 정부가 콜럼버스를 후원하도록 설득하여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.
그녀가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당시에 구텐베르크가 활자를 발명하여 체스 룰이 기록될 수 있었고, 덕분에 여러 지역에 걸쳐 제각기 다르던 체스 룰은 이사벨라 1세에 의해 유럽문화의 중심지였던 스페인식으로 통일되어 갔다. 현재의 퀸이 탄생한 것이다. 역사에 만약은 없다고 한다. 그러나 그녀만큼은 그 '만약'에 해당한다. 그녀가 없었다면, 지금의 체스 퀸은 없었을 것이다.